연구대상으로서의 인간과 윤리적 문제

2021. 4. 13. 23:33카테고리 없음

인간ㅇ을 다루는 모든 연구는 윤리적 딜레마에 불착할 가능성이 있다. 오늘날 사회학자들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관으로부터 받는 질문은 그들의 연구 대상자가 그 연구 때문에 '평소보다 더 큰 어려움을 당하는지' 여부다. 만약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그 연구는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 되며, 특히 아동과 같이 사회적으로 취약한 대상이 포함된 ㅇ연구라면 더욱 그렇다. 윤리적 문제는 과거 보다 오늘날에 더욱 부각되는 주제다. 연구자들은 더 이상 유일한 지식 전문가로 여겨지지 않으며, 참여자들도 단순히 연구의 대상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연구 대상자들은 연구 과정에 관여하면서 질문을 만드는 데 참여하거나, 연구자들이 내린 해석에 코멘트를 달기도 하고, 최종연구 보고서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다른 사회 영역에서도 그렇듯이(예컨대 의사와 환자, 혹은 대학교수와 학생과의 관계) '보통 사람'들은 이제 예전처럼 전문가들을 무조건 따르지 않는다. 이런 폭넓은 사회적 변화는 연구 관행도 바꾸고 있다. 실제로 연구비를 제공하는 기관은 관례적으로 연구 팀들에게 그들이 어떤 윤리적 문제에 직면할지, 그리고 그들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연구 대상자를 속이는 기법을 쓸것인지, 그리고 영ㄴ구가 종료되면 연구 결과를 연구 대상자에게 어떻게 알려 줄 것인지 묻는다.  연구 관행은 언제나 사회적, 역사적 맥락 안에 놓여 있다. 이 맥락이 특저어 시기에 무엇이 정당하게 연구될 수 있고 연구될 수 없는지 부분적으로 결정한다. 

험프리스는 '찻집의 거래'*라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공중화장실을 관찰할 때 사회학자라는 사실을 연구 대상자들에게 밝히지 않았고, 찻집에 오는 사람들은 험프리스가 자신들과 같은 이유로 그곳에 왔다고 믿었다. 비록 험프리스가 찻짐을 관찬하는 동안 직접적인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공중화장실에 있는 진짜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연구에 대해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이 비윤리적일까? 연구의 구체적 특성으로 인해 그의 연구는 연구 대상자 누구에게도 직접적인 위험을 주지 않았으니 정당하다고 생각하라 수도 있다. 험프리스의 연구가 사회 연구 윤리의 역사에 남을 만한 문제가 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가 찻집에 온 사람들의 자동차 표지판을 기록하고, 운전면허시험관리단에 근무하는 친구를 통해 찻집에 온 사람들의 주소를 얻고, 그들의 집을 방문해 그가 중립적인 설문 조사를 수행하는 것처럼 가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험프리스는 연구 대상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으로부터도 정보를 얻었다. 이런연구가 어떻게 윤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과연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비록 험프리스가 찻집에서의 행동에 대해 연구 대상자의 가족들에게 발설하지 않았지만, 그가 수집한 정보는 연구 대상자에게 큰 위협이 되리 수도 있었다. 당시에는 동성애 자체가 불법이었기 때문에, 경찰이 연구대상의 신원 정보를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연구 대상의 가족을 면접할 때 미숙한 면접관이 찻집에 대해 실수로 말을 꺼냈을 수도 있었고, 험프리스가 작업노트를 잃어버려 다른 누군가에게 발견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리와 동료들이 중국 광저우에서 실시한 연구의 방법론은 1970년대 이후 연구 윤리와 관리 방법이 얼마나 변화 했는지 잘 보여 준다. 연구팀은 인터뷰를 실시해 참가자의 개인적 삶에 대해 조사했다. 험프리스와 마찬가지로, 그들은 네곳의 공중화장실을 포함해 다양한 장소에서 참여 관찰을 시행했으며, 팀의 한 구성원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 당체에 가입했다. 그런 다음 여기서 연결된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조사 대상자를 모집했다. 이 연구에서 연구원은 험프리스와 달리 연구 목적에 대해 참가자들과 공개적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그들의 연구 보고서는, "연구 목적에 대해 설명한 후, 연구 참여자에 관한 기밀을 보장하고, 익명으로 처리되리 것이며, 데이터를 안전하게 간리할 것임을 약속한 후 동의를 얻었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연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문제 때문에 오늘날의 연구자들은 험프리스와 같은 방식의 연구들이 정하지 않다고 본다. 대학 기관과 마찬가지로, 유럽과학재단이나 영국의 경제-사회연구 심의회와 같은 연구지원 기관은 과거보다 연구자들에게 더욱 엄격한 윤리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오늘날에는 연구 대상을 속이는 은밀한 연구가 공식적으로 승인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험프리스는 최초로 남성 동성애 행위를 연구한 사회학자이며, 그의 설명은 단순히 동생애 집단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연구 대상에 대한 인본주의적 관점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찻집: 1960년대 이후에 나타났으며, 불법으로 간주된 동성애자들이 성관계를 하는 공중화장실을 찻집으로 불렀다.